국민일보

나도 돈과 일, 건강 등에 중독된 현대인일까

뮤지컬'오, 마이 갓스' 유준상 박건형 등 뮤지컬 스타 탄생시켜

글 | 국민일보 김아영 기자

창작 뮤지컬 ‘오, 마이 갓스!’가 초연 이래 19년 만에 대학로 무대에 컴백한다. 오는 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작은극장 광야에서 열리는 이 작품은 사이버 세상과 디지털 게임을 소재로 신세기의 혼란에 빠진 현대인들을 그리고 있다. 세상과 사람들을 걸고 대결하는 게이머 ‘샤론’과 ‘바벨’의 특별한 승부를 통해 관객들은 돈과 일, 인터넷, 아이돌, 건강, 불륜, 완벽주의 등 온갖 잡신에 중독된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전보다 스토리가 더 탄탄해졌다. 일반인에게도 많이 알려진 성경의 ‘돌아온 탕자’ 이야기 중 형 캐릭터를 추가했다. 자신만이 옳고 완벽하다는 신념을 가진 남자가 주인공으로 등장, ‘나’라는 가장 강력한 중독에 빠진 현대인의 모습을 비춘다.

이 작품은 1999년 여름 이름난 배우 한 명 없이 ‘알과 핵’ 소극장 무대에 올랐다. 사이버 세상과 디지털 게임을 소재로 한 새롭고 독특한 스토리, 역동적인 춤과 노래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젊은 연출로 언론과 관객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4개월간 170여회 공연되며 2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 평일 낮 공연까지 매진 행렬을 이루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2000년 한층 업그레이드된 뮤지컬 ‘갓스’는 대학로뿐 아니라 전국을 돌며 또 한 번 객석점유율이 80%를 넘는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대학로 소극장 창작 뮤지컬 사상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평가되며 ‘대한민국 소극장 뮤지컬의 미래’라는 찬사를 받았다.

2002년 ‘갓스’에서 또 한 번 업그레이드된 뮤지컬 ‘더 플레이’가 제8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최우수작품상, 극본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했다. 흥행은 물론 작품성까지 인정받은 뮤지컬 ‘더 플레이’는 1000석 규모의 코엑스 오디토리움 무대에까지 오르며 소극장 창작 뮤지컬의 전설이 됐다.

‘오 마이 갓스’ ‘갓스’ ‘더 플레이’가 전설이 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많은 뮤지컬 배우들이 거쳐 간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뮤지컬 배우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유준상은 ‘더 플레이’의 주인공 게이머 역할을 맡으면서 제8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뮤지컬 스타로 떠올랐다.

배우 박건형은 ‘더 플레이’가 데뷔작으로, 1인 다역으로 등장하면서 확실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이밖에 송창의, 정영주, 김진수 등 유명 뮤지컬 배우들이 ‘오, 마이 갓스!’의 이전 버전들에 참여했다. 베테랑 뮤지컬 배우 김수용은 ‘더 플레이’를 자신을 ‘뮤지컬의 길로 인도해 준 작품’으로 손꼽을 정도다.

수많은 뮤지컬 스타를 탄생시킨 ‘오, 마이 갓스!’가 이번 공연에서는 ‘극단 광야’와 함께 한다. 극단 광야는 이 작품이 공연될 기독뮤지컬 전용관 ‘작은극장 광야’의 개관 1주년을 맞아 창단된 극단이다. 창작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주인공 원류환 역을 맡았던 배우 윤은채와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은밀하게 위대하게’ ‘밑바닥에서’ 등에 출연했던 배우 장한얼 등 17명의 단원이 소속돼 창단작으로 ‘오, 마이 갓스!’를 공연한다. 오는 7일부터 12월 1일까지 총 89회를 원캐스트로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